9시부터 은행 문 열리기를 기다렸다.
요즘엔 아침에 일어나면... 또 다시 누울 것 같아 시간에 상관없이 그냥 운동화신고 나온다.
은행 앞에 Timothy's 커피숍이 멍하니(?) 열려 있었다. 이 곳은 정~말 한적하다.
예전에 부쩍이나 사랑했던 커피비너리가 생각나서 여기에 한 번 들어오고 싶었는데..
아침부터 비가 내리는가 싶더니 그만 후텁지근한 땀을 선사한다.
삼십여분을 좀 더 즐겁게 버티기 위해 들어갔다.
티모시 내부는 아~주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제공했다. 휴... 정말 살 것 같다.
네이버, 럭셔리, 마담피가로와 같은 눈버리는 잡지를 한 장씩 넘기면서
화려한 드레스, 멋진 레스토랑... 무엇보다도 바다와 근접한 럭셔리 리조트들까지
눈을 완전히 버리면서도 지금 내가 누리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 엿보는게 그냥 신난다.
은행에 9시 40분에 들어가서
6개월 묻어놓은 돈을 모두 해지했다.
출근해서 처음 맞는 손님일텐데 좀 뻘쭘하긴 하다... 히히
Wanna have them more
오후엔 예비엄마 교실에 가야했다. 집에서 가까운 곳이라 신청했는데 당첨소식이 왔다.
그런데 문득 배나온 사람들끼리 북새통처럼 부딪치는 게 뭐가 좋겠나 싶고
지난 겨울에 코엑스 박람회갔다가 느꼈던.. 그런 처절한 샘플얻기와 묘한 경쟁 같은 걸
이 상황에서 느끼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취소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클럽에 들리니...
탈락된 걸 다들 아쉬워하고, 몇 번째 응모가 떨어졌다고 해서
기대해 보기로 했다.
후기를 봐도 '좋은 행사' 라는 얘기가 있더만.
1부, 2부, 3부 행사로 이어지는데..
1부는 가야금 연주회로 이루어졌는데 그야말로 국악태교 시간이었다.
원래 국악을 즐겨들어서 거리낌은 없었지만 흔한 곡들에 변줄를 해서 색달랐다.
특히 중간쯤에 했던 아리랑 독주는 엄청난 태동을 느낄만큼 내 기분도 훨~ 좋아졌다.
삼십 여분의 연주회가 끝난 후 쉬는 시간엔... 첨에 배부했던 행사쿠폰 3장을 작성하란다.
난 클럽 이름이 찍힌 프로그램 후기만 작성해서 박스에 넣었다.
쏟아져 나오는 임산부들이 왼쪽 길게 화장실 줄을 섰고, 오른쪽으로는 행사협찬 상품을
전시하는 곳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져 몇 개의 또아리가 금새 만들어졌다.
그 순간 '
역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난 쇼파에 앉아서 물을 홀짝 마시며 사람들 구경했다.
2부는 소아과원장의 예방접종에 관한 강의였다. 기본적인 내용은 알고 있는 바였으며
가장 궁금했던 것...
보건소와 개원의 예방접종 차이를 대해서 묻는 질문에 역시나하는 답이 돌아왔다.
"보건소는 국산약을 쓰고 개원병원은 좀 더 정제된 백신을 수입해서 쓴다."
3부는 경품행사로 이어졌는데, 상품과 당첨맘들의 이름이 호명될 때 열심히 박수를 쳤다.
갈수록 커지는 경품 - 카시트, 유모차 - 까지 400여명 중 30명 정도가 선물을 받아갔다.
3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 행사를 참석한 후 소감은...
소중한 내 오후 시간을 바칠 정도는 아니라는 거다. 정말... 아니다.
쩝!
물론 내가 여기 가는 걸 아는 사람들 4명이 모두 " 왜 가는데? " 라고 되물었었는데
그들의 반응에 좀 더 귀를 기울일 걸 그랬나하는 생각이 든다. 구민회관을 나오면서
피곤한 다리와 결리는 왼쪽 허리를 톡톡거리며 하소연할 사람이 없네.
내가 벌인 일이기에...